김태균은 역시 한국 체질?
박지애 | 등록 2012-10-27 10:42 | 최종 수정 2013-08-07 16:00


일본의 ‘태균김치버거’보다 한국의 진짜 김치가 김태균에게 잘 맞았던 것일까. 2011년을 마지막으로 일본 리그에서 실패의 쓴맛을 본 뒤 한국으로 복귀한 김태균의 활약은 상상 이상으로 좋다. 거의 모든 부문에서 탑 랭크를 차지하고 있으니 김태균에게는 한국이 더 잘 맞는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번 [Before&After]에서는 일본 진출 시절의 김태균과 현재의 김태균을 비교해보았다. 글 = 박지애 / 사진 = 연합뉴스

일본 진출 전까지 김태균의 활약은 대단했다. 2008년에는 타율 0.324(5위), 31홈런(1위), 92타점(4위), 장타율 0.622(1위)를 기록하였고, 다음해에는 타율이 0.330까지 치솟으면서 대활약을 펼쳤다. 또한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홈런, 타점 1위를 기록하는 등 FA를 앞두고 몸값을 올렸다. 그 결과 일본의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김태균을 영입하기로 하였고, 2009년 3년간 총액 7억 엔(90억)에 계약을 맺었다. 이는 이승엽이 2004년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한 2년간 총액 5억엔을 넘어서는 액수였다. 

이적 첫 해인 2010년, 김태균은 국내에서만큼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 해 정규리그 141경기 출전해 타율 0.268, 홈런 21개를 쳤고,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퍼시픽 리그 1루수 부문 1위와 최다 득표 선수로 뽑혔다. 또한 일본 시리즈 무대에서 안타와 타점을 올리는 등 팀 우승에 기여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태균의 일본 진출 실패를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듬해인 2011년 김태균의 경기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31경기 출전해 타율 0.250, 홈런 1개를 기록하는 최악의 성적을 보인 것이다. 당시 김태균은 손목 부상과 허리 통증을 앓고 있어 장기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부상 회복을 위해 한국에 돌아와 있던 도중, 돌연 중도 퇴단을 결정하면서 결국 국내 리그로 복귀하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중도 퇴단을 선언한 김태균을 소위 ‘먹튀’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높은 몸값을 받아놓고서는 그만큼의 활약을 하기도 전에 도망쳤다는 것이다. 또한 부진 속에서도 일본 리그에 남아있던 이승엽의 경우와 비교하며 끝까지 해보지 않고 도중에 포기한 선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김태균을 데려가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었고, 부진하던 친정팀 한화 역시 꼭 김태균을 데려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그럴수록 김태균은 실력도 끈기도 없이 돈만 밝히는 선수라는 팬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2011년 12월 12일, 김태균은 타 구단의 제의를 물리치고 친정팀인 한화에 복귀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연봉인 1년간 옵션 없이 15억 원에 사인했다. 그러나 김태균의 연봉에 대해 야구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태균이 일본에서 시즌 중 계약을 해지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에게 15억이라는 엄청난 연봉을 안긴 것은 결코 선수단이나 국내 야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해외 진출이 가능할 만큼 뛰어난 선수들이 거액의 연봉을 받고 해외에 진출했다가 실패해도 국내에 돌아오면 또 거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되니 선수로서도 나태해 질 수 있다는 것. 김태균도 이를 모르지는 않았다. 그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연봉 15억원은 나에겐 과분하다. 구단이 최고 대우를 해주며 믿음을 보내준 만큼 그에 걸맞은 성숙한 플레이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비난 여론이 그를 뛰게 하였을까. 김태균은 현재 116경기 출전해 타율 0.374(1위), 홈런 16개(8위), 77타점(5위), 출루율 0.476(1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이 최하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김태균은 그 안에서도 같이 무너지지 않고 최상위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즌 초반 비난 여론을 한방에 잠재우기 충분한 기록들이다. 국내 복귀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다음 시즌 역시 기대가 크다. 한화가 감독을 교체하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알 수 없으나 내년 탈꼴찌를 위해 노력할 한화에서 김태균의 존재는 희망적이다.  

국내파들의 일본 진출이 대부분 실패로 끝난 탓에 김태균만큼은 성공하길 바라는 여론이 많았다. 아쉽게도 김태균마저 일본 진출에 실패하였고 씁쓸하게 국내로 복귀했지만, 이승엽과 더불어 명불허전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불행 뒤 행복이 찾아온다는 말처럼, 일본 진출의 쓰디쓴 경험을 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한 김태균의 활약을 계속해서 기대해 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