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Adieu 차두리!' 세대의 종말과 시작을 알리다
기자 남영우 | 사진 해당기관 | 등록 2015-01-31 20:56 | 최종수정 2015-01-31 21:51
[더스포츠=남영우]

이번 아시안컵 결승 무대를 마지막으로 2002년 세대를 지켜왔던 차두리가 대표팀 유니폼을 명예롭게 내려놓았다. 마지막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딛고 후배들과 함께 국제대회 결승으로 이끈 차두리에게 대표팀 유니폼이 가지는 의미는 그만큼 남다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근 대표팀이 나아가야할 방법을 스스로 제시하고 행동으로 실천했던 차두리의 모습은 지켜보는 국민들과 동료 선수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최고의 황금세대라고 부르는 2002년 세대가 이제 막을 내렸다. 황금세대의 막내였던 차두리는 대표팀에 또다른 황금세대를 선물했다.


팀의 정신적인 부분을 맡아줄 베테랑의 부재는 중심을 흔들 우려가 있었다. 브라질 월드컵은 어린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에서 활약이 크고 나이에 비해 기량이 만개한 차두리를 과감하게 대표팀 핵심으로 기용했다. 선수 생명 황혼기를 바라보던 차두리는 대표팀 마지막 무대를 아시안컵으로 정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 조별예선과 토너먼트에서 2개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헌신적인 수비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아직도 사람들은 2002년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2002년 우리는 세계 4위의 성적을 거뒀고, 당시 대표팀 최고의 루키였던 박지성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리그를 누볐다. 그동안 세계 축구의 발전만큼 우리의 축구도 발전했고 황금세대는 하나 둘씩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표팀은 많은 부침을 겪었다. '대표'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질타도 받았고, 논란으로 가득했던 월드컵을 마친 후 돌아오는 공항에서 맹비난을 받기도 했다. 대회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차두리는 후배들을 대변해 사과했고 때로는 후배들을 향해 따끔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차두리는 늘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였던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유럽을 지나 국내무대에서 활약해도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남았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아버지가 인연이 없었던 대표팀 무대에서 본인의 역할을 해내며 차두리는 또 하나의 대표팀 '전설'로 기억될 수 있게 됐다. 탄탄한 신체 조건과 폭발적인 속도로 모두를 즐겁게 해줬던 '차미네이터'를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모두들 2002년 세대는 끝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유산'은 남아있다. 2002년을 보고 자란 손흥민은 절친한 띠동갑 선배 차두리를 위해 선물을 약속했고, 귀중한 동점골로 차두리의 은퇴를 30여 분 늦췄다. 비록 준우승으로 그쳤지만 차두리의 14년 대표팀 역사는 준우승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최악의 전력과 상황에서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신구조화와 함께 세대교체를 맞이한 대표팀이 얻어낸 최상의 결과라고 해도 무방하다. 황금세대는 끝났지만 또다른 황금세대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