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뼈아픈 실책’ 김진수 실패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라
기자 정유석 | 사진 호펜하임 | 등록 2015-01-31 20:59 | 최종수정 2015-01-31 21:04
[더스포츠=정유석]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김진수가 결정적 순간 뼈아픈 실책으로 무너졌다.

‘2015 AFC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 대표팀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대표팀은 31일(토)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회 결승전 경기에서 개최국 호주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끝내 1-2로 패하고 말았다.

명승부였다.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대표팀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연장 전반 종료 직전 통한의 실수 하나로 상대에 결승 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실점 장면에서 김진수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후반 14분 우리 진영 측면에서 공을 소유한 김진수는 상대 공격수 유리치에게 강한 압박을 받았다. 상대의 압박에 공을 소유하고 돌아서지 못한 김진수는 공을 걷어내지 않고 발 뒤꿈치로 공을 차 놓는 시도를 했다. 

김진수의 시도로 공이 유리치의 압박을 무너뜨렸다면 대표팀은 단번에 상대 압박을 벗어나 좀 더 안정적으로 공격 전개에 나설 수 있었겠지만, 공은 불행하게 유리치의 수비를 피하지 못했다. 이후 유리치는 피지컬의 우위를 살려 김진수와 손흥민의 협력 수비를 피해 엔드라인 부근에서 문전을 향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는 곧 트로이시의 결승 골로 연결됐다. 

엔드 라인에서 상대의 돌파를 막지 못한 수비에서도 김진수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전 상황에서 택한 무리한 백힐 패스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수비수의 첫 번째 덕목인 안정적인 볼 처리를 망각한 실수였다. 김진수는 충분히 공을 터치 라인으로 걷어내는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으나 순간의 판단 미스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김진수가 이날 경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오던 중이었기에 그의 실수는 더 뼈아팠다. 김진수는 이날 경기 안정적인 수비와 적극적인 측면 침투로 대표팀 경기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김진수가 측면을 파고들 때면 호주 수비진은 크게 흔들렸고 그의 정확한 크로스는 매번 위협적인 슈팅 찬스로 이어지곤 했다. 

비단 이날 경기뿐 아니라 김진수는 이번 대회 대표팀이 발견한 최고의 수확이었다. 부상으로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 낙마한 이후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이번 대회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측면을 책임지며 2개의 도움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선택 하나는 토너먼트 무대에서 성공을 갈망하던 대표팀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그 스스로도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그의 활약을 지켜보며 기뻐했던 코칭스태프와 팬들 입장에서도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모두에게 가혹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그를 비난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김진수가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우승에 실패한 이번 대회의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이영표라는 걸출한 수비수의 은퇴 이후 줄곧 왼쪽 측면 자원의 부재에 힘겨워했다. 그런 가운데 김진수의 성장은 반가운 일이었다. 김진수는 향후 오랜 기간 대표팀의 왼쪽 측면을 책임질 재목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경험을 단순히 아픈 기억으로만 넘겨서는 곤란하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그가 이 혹독한 경험을 거울삼아 수비수로서 더 노련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선수 본인과 지켜보는 이들 모두에게 가혹한 결과이기도 했다. 어쩌면 김진수를 향해 돌을 던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진수와 대표팀의 축구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부상으로 낙마했던 월드컵의 아픔을 치유하고 성장했던 만큼 이번 시련도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야만 한다.

김진수가 오늘의 실패를 거울 삼아 더 성숙한 모습으로 대표팀의 측면을 책임져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