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축구 원천 봉쇄’ 대표팀, 레바논 징크스는 없었다
기자 정유석 | 사진 fifa.com | 등록 2015-09-09 01:13 | 최종수정 2015-09-09 01:13
[더스포츠=정유석]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레바논에 누울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레바논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연승을 질주했다. 대표팀은 8일(화) 오후 11시(한국 시간)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3차전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에 레바논 원정 일정은 까다로운 경기였다. 역대 전적에서는 7승 2무 1패로 크게 앞서있지만, 원정에서는 지난 1993년 승리 이후 22년간 2무 1패에 그치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당한 1-2 패배는 당시 조광래 감독 경질의 빌미가 되는 등 충격이 상당했다. 

오랜 시간 레바논 원정에서 좋은 기억이 없었던 대표팀이었기에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징크스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거론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3일(목) 라오스전 대승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기록은 기록일 뿐이다. 왜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우려를 불식 시켰다. 

결과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호언장담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대표팀은 시종일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 끝에 3골 차의 대승을 거뒀다.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과 홈 팬들의 레이저 공격도 승리를 향한 대표팀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대표팀이 시원스러운 경기로 레바논 징크스를 탈출한 데는 훌륭한 초반 경기 운영이 주효했다. 그동안 대표팀이 레바논 원정을 비롯해 중동 국가들을 만나 고전한 데는 중동 축구 특유의 시간 지연 플레이인 일명 ‘침대 축구’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 대표팀은 경기 초반 빠르게 2골 차의 리드를 잡으며 레바논 선수들이 누울 자리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초반부터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강한 전방 압박을 보여준 대표팀은 경기 주도권을 완벽하게 움켜쥐며 레바논 골문을 노렸다. 결국, 전반 20분 기성용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석현준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던 중 상대 수비수로부터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장현수는 차분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리드를 안겼다.  

선제골의 효과는 곧바로 추가골로 이어졌다. 레바논이 선제 실점 이후 만회를 위해 공격에 집중하기 시작한 헛점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25분 상대 공격을 끊어낸 권창훈이 드리블 돌파로 상대 진영으로 전진한 이후 구자철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문전으로 파고드는 구자철을 막으려던 레바논 수비수가 자책골을 기록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 중반에 접어든 시점 2골 차의 완벽한 리드를 잡으면서 이후 경기는 너무나 쉽게 흘러갔다. 레바논으로서는 만회를 위해 조급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고, 대표팀은 이를 역이용해 차분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결국, 후반전 권창훈이 한 골을 더 보태며 고비가 될 수 있었던 원정에서 너무나 편한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로 2차 예선 3연승을 질주한 대표팀은 G조 선수 자리를 유지했다. 같은 조의 쿠웨이트 역시 3연승을 기록했지만, 대표팀이 레바논을 상대로 3골 차 승리를 거둔 덕에 골득실에서 앞섰다. 조 1위만이 최종예선으로 직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징크스를 극복한 레바논 원정 승리는 더욱 값진 성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