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 거부한 최진철호, 한국 축구 역사 새로 쓰다
기자 정유석 | 사진 대한축구협회 | 등록 2015-10-21 13:03 | 최종수정 2015-10-21 13:10
[더스포츠=정유석]
‘경우의 수’는 필요 없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이 '2015 FIFA U-17 월드컵' 조별 예선을 통과했다. 대표팀은 21일(수) 오전 8시(한국시간) 칠레 라세레나에서 열린 B조 예선 2차전에서 기니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대회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1-0으로 꺾었던 대표팀은 이날 경기 승리로 2연승을 내달렸다. 승점 6점을 쌓으며 조 2위를 확보해 남은 3차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대회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국제대회마다 대표팀을 괴롭혀온 ‘경우의 수’는 이번 대회에 필요치 않았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1·2차전을 연승으로 마무리하며 깔끔하게 대회 예선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드컵은 물론 연령별 대표팀 대회에서도 이루지 못했던 역사적인 성과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을 이룬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미국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3차전까지 가서야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그리스전 승리 이후 아르헨티나에 패해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진검 승부를 펼쳤다. 

이는 20세 이하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83년 멕시코 대회에서도 대표팀은 1차전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후 멕시코, 호주를 연파하며 8강에 올랐으나 결과적으로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사실 대회를 앞두고 최진철호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유스팀 소속의 스타플레이어 이승우에 관심이 쏠려 있을 뿐이었다. 지난 9월 대회 리허설 성격으로 치러진 수원컵에서 최하위에 그쳤을 때는 감독의 전술적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최진철 감독과 어린 태극 전사들은 하나의 팀으로 뭉쳐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최진철호의 행보는 팬들의 찬사를 받기 충분하다. 

최진철 감독과 17세 이하 대표팀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3차전 잉글랜드전 결과에 따라 조 1·2위가 결정된다. 향후 토너먼트 무대에서의 도전도 이어진다.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대표팀이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