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세계최초, 역사 쓴 신태용의 ‘ONE TEAM’
기자 허회원 | 사진 대한축구협회 페이스북 | 등록 2016-01-27 14:47 | 최종수정 2016-01-27 14:49
[더스포츠=허회원]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이 밤잠 설친 27일(수)을 후회 없이 만들어줬다. 대표팀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연속 득점을 뽑아 3-1 승리를 따냈다. 결승 진출로 이 대회 우승에 도전할 자격을 마련함과 동시에 8월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까지 획득해 기쁨이 더했다. 애초 전력이 그리 강하지 않아 ‘역대 최약체 올림픽 대표팀’이라는 냉정한 평가 앞에 선수들의 자존심은 깎인 채 무거운 출발을 보였으나 당당히 결과를 가져오며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출발은 최약체였으나 마무리는 세계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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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 감독이 말한 ‘ONE TEAM’
축구는 단체 스포츠다. 한 선수의 역량이 두드러진다고 해도 이들이 모두 메시나, 호날두가 아닌 이상 팀 전체의 밸런스가 더 우선시 된다. 메시와 호날두도 국가대표팀에선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즉, 개인보다 팀이 더 위다. 우리도 하나보다는 둘, 둘보단 셋과 함께하는 게 더 좋지 않은가.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 대표팀은 하나 된 팀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사실, 이전 올림픽과 비교해 화려한 선수진을 구성하지 못했기에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달콤한 잠을 깨우는 드라마틱한 결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개인의 플레이도 빛나긴 했으나 결국, 팀으로 조직된 전개를 펼쳤다.

카타르전 직후 신태용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우리 모두 하나가 됐다. 다 같이하자고 외쳤는데 그것을 선수들이 잘 지켜줬다. 정신력이 살아 있었다.” 신태용 감독의 소감에서 알 수 있듯 대표팀은 팀으로서 하나가 됐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약점을 메웠고, 여러 전술 속에서도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움으로 변수를 없앴다. 하나가 되니 누구 하나 튀는 행동을 하는 이도 없었다. 신태용 감독부터가 선수들과 융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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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약체가 아닌 최고를 만드는 과정
객관적으로 선수 구성은 화려하지 않은 신태용호였다. 그나마 폭풍 성장하고 있는 권창훈이 있었다는 게 위안이었다. 주장 문창진은 재능이 충분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실력 발휘를 미뤘고, 레버쿠젠 소속의 류승우도 의구심이 있었다.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1996년생 막내 황희찬까지 포함한다면 신태용 감독의 첫 여정은 모험이 될 확률이 높았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은 최약체라는 오명까지 들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가장 큰 무기로 조직력을 선택하며 반전을 준비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처럼 ‘ONE TEAM’ 되기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23명의 선수를 두루 고용하며 누구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며 선의의 경쟁으로 갇힌 것들을 끌어냈다. 대표적인 예가 황희찬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2~3살이 적지만, 실력으로서만 주전 자리를 주며 새로운 스타를 배출해냈다. 또, 그동안의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최전방 공격수 김현을 끝까지 신뢰하며 기다렸다. 결국, 김현은 최고의 플레이로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도왔다.

이외에도 골키퍼 이창근을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줬을 만큼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구성했다. 자연스레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 못지않은 긴장감으로 함께 호흡했다. 더 무서운 건 아직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성장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모두가 최약체라 했으나 이들은 단지 최고를 가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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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하는 한일전
“한일전의 특수성이 있다. 편하게 한 번 더 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둔 신태용 감독의 짧고 굵은 소감이다. 대표팀은 무조건 3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감을 덜었다. 이젠 자존심이 걸린 한판 대결이다. 이미 선수들은 일본과의 맞대결에 집중하고 있다. 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했더라도 일본에 지면 뒷맛이 개운치 않을 것이다. 보는 이들의 시선도 많다. 결승전이 한일전이기에 축구 팬 모두가 30일(토) 오후 11시 45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