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2016년의 부산은 강했다
기자 허회원 | 사진 - | 등록 2016-12-01 01:36 | 최종수정 2016-12-01 01:38
[더스포츠=허회원]

2016시즌의 부산아이파크는 우리를 울고 웃게 했다. 명가재건과 거리를 둔 시기가 있었고, 기적과 같은 드라마로 승승장구하던 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K리그 클래식 승격이란 부산의 올 시즌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부산만의 축구 매력을 보여준 한 해였다. 시즌 초반 중하위권 순위에서 점차 승격과 가까워지며 경쟁력을 만들었다. 어려워 보였던 챌린지 플레이오프 티켓을 획득했고,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에도 도전했다. 부산엔 포기란 없었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진정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줬다. 2016년의 부산은 강했다.

 

슬로우 스타터달라진 부산을 보는 재미

당당한 우승 후보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K리그 챌린지의 만만치 않은 반격에 발목을 잡힌 부산이다. 예상외로 챌린지의 벽은 높았다. 팀마다 알짠 선수 영입으로 큰 전력 차가 나지 않았다. 부산은 개막전부터 안산 무궁화 FC에 덜미를 잡혔다. 2연승을 두 차례 기록했으나 4경기 무승, 8경기 무승을 겪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 부산은 시즌 초반의 이 시기를 두고두고 잊을 수 없었다.

 

올 시즌 부산은 천천히 시동이 걸렸다. ‘슬로우 스타터였다. 여름이 시작된 8월부터 반전을 쓰기 시작했다. 가장 달라진 점은 수비였다. 뒷문이 탄탄해지자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동해 여러 해결책을 제시했다. 전반기 8경기 연속 실점하던 수비진은 8월에 4경기 연속 무실점을 달성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재영입한 닐손 주니어의 합류가 신의 한 수가 됐다. 닐손은 이미 부산에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팀에 빠르게 적응했다. 차영환-닐손-김재현으로 이어지는 최후방 스리백이 줄곧 호흡을 맞추며 절정의 조직력을 뽐냈다.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9월까지 3연승을 두 차례나 기록했고, 2연승도 했다. 이 와중에 패배는 단 두 번에 불과했다. 달라진 부산은 2개월 동안 8 2 2패의 성적을 냈다. 클래식과 챌린지를 통틀어도 부산보다 잘나가는 팀이 없을 정도였다. 달라졌기 때문에 더 놀라웠다. 차츰 순위까지 끌어올린 부산은 상위권 팀들과의 승점 간격도 순식간에 좁혔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최영준 감독만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짧은 패스 플레이를 통해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시즌 초반엔 호흡적인 부분에서 맞지 않았기에 위력이 떨어졌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끼리 찰떡궁합이 연출됐다. 수비진에서의 무의미한 패스도 줄었다. 공격 작업 과정인 빌드업이 원활하게 전방으로 이어지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부산은 시즌 막판 5연승으로 승격의 가능성을 살리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마지막 순간 큰 아쉬움을 남겨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했지만, 부산이 보여준 끈질긴 승격에 대한 열정은 달라진 부산을 보는 것에 색다른 재미와 새로운 기대감을 느끼게 해줬다.

 

포프의 등장! 부산을 화려하게 하다

포프로 시작해 포프로 끝난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포프가 보여준 활약은 부산을 더 화려하게 만들었다.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포프는 올 시즌 부산에 합류한 선수다. 38경기에 18 4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득점 선두이자 챌린지 전체 순위 3위였다. 1위 김동찬(대전)과 불과 2골 차이였다.

 

포프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었다. 팀이 부진했던 시즌 초반에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상대 수비진의 집중견제가 심해져도 건재했다. 그는 득점을 만들어내는 결정력이 탁월하다. 웬만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 수비수나 골키퍼가 예측하기 힘든 슈팅을 날린다. 또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움직여주니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맡는다. 물론, 포프가 막히면 부산 공격이 답답해지는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상대가 이걸 알면서도 막기 힘든 게 바로 포프였다.

 

포프는 시즌 종료 후 열린 K리그 챌린지 시상식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결과를 얻었다. 베스트 11에서 공격수 부문에 뽑혔다. 부산 선수 중에 유일하게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포프는 국내 무대 첫 번째 시즌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그의 등장이 내년에도 이어지길 바라는 이유다.